[서평]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2020. 9. 9. 20:14북미 이야기/가벼운 책 이야기

원서 / 1994년 번역본 / 2009년 개정본

 

목차
1. 곤경에 처한 경제학자들
2. 애덤 스미스의 재림
3. 맬서스, 인구폭발과 멸망의 예언자
4. 데이비드 리카도와 자유무역론
5.  스튜어트 밀의 격정적 일생
6. 격분한 현자 카를 마르크스
7. 앨프리드 마셜의 한계적 시야
8. 구제도학파와 신제도학파
9. 구원에 나선 풍류도락가 케인스
10. 케인스 학파와 통화주의들의 대결
11. 공공 선택학파: 정치는  비즈니스
12. 합리적 기대가 지배하는 기상천외의 세계
13. 먹구름, 그리고  줄기 햇살

내가 읽은 책은 출판사 김영사에서 1994년 1판 2쇄로 발행한 번역서이다. 동일한 저자에 대해서 94년 판은 이승환 씨가 번역을 하였고, 2009년 개정판은 류현씨가 번역을 하였다. 나는 96년 11월 13일(일) 2번째 읽었다고 책 뒷 편에 메모한 것을 발견하였고, 어제(2020년 9월 8일, 화) 다시 한번 읽었다. 

거의 25년 만에 세 번째 읽은 것인데, 옛날에는 매우 많이 이해를 하고 대단한 책이라고 생각을 한 반면, 다소 우습게도 이번에 읽으면서는 내 이해도가 50%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사실 위대한 경제학자들의 거대한 이론들을 이런 개론 서적 하나 읽고 모든 것을 이해했다는 것이 무리라고 생각을 하지만) 결국 이런 책의 역할은 모르는 사람들이나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시작을 할 수 있게 도와주고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직접 부딪힐 수 있도록 방향과 용기를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이 책에 대한 평가도 예전같이 그렇게 높게 주고 싶지는 않다.

물론 이 책이 가진 몇 가지 방향은 매우 훌륭하다. 경제 학자들에 대한 구체적인 성장기와 삶을 적절하게 설명하여 그 경제학자들의 이론이 나오게 된 배경에 대해서 전체적인 그림을 잡게 하는데 도움을 준다. 개인적으로는 버트란트 러셀을 취미삼아 연구하는 편이라 러셀에게 많은 영향을 준 존 스튜어트 밀에 대한 이야기는 매우 뛰어나고 감동도 있었다. 

그리고 처음에는 하버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던 내용을 정리해서 발행한 책이지만, 이 책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는 20세기 최고 경제학자 중 하나인 프리드먼으로부터 직접적인 찬사를 받은 부분이다. "광범위한 경제사상사 개론, 경제학을 가르침에 있어 재치있고 명료한 해설과 고도의 정확성이 돋보인다" - 밀턴 프리드먼, 노벨상 수상자

(일부 다른 독자들도 비슷한 불만을 하는 것을 보았는데) 25년 만에 다시 읽으면서 느끼는 문제 중 하나는, 번역의 문제인지 아니면 실제로 예시들이 너무 구체적으로 하려고 해서 그런지.. 많은 사례들을 설명하기 위한 이야기들이 저자가 책을 집필하던 1990년대 초반의 미국 상황들을 많이 인용을 하는 과정에서 그 당시에 유명한 TV 방송의 예들을 들면서 그 문화에 익숙하지 않는 경우 가독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아마도 가장 큰 한계 중 하나는 실제로 경제학사에서 중요한 슘페터(J.Schumpete, 1883-1950), 신자유주의론의 하이에크(F.A. Hayek, 1889-1992), 그리고 신고전학파를 이끈 사무엘슨(Paul A. Samuelson, 1915-2009)과 같은 경제학자들은 거의 언급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마도 그 이유 중 하나는 이 책의 저자인 부크홀츠가 캐임브리지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하버드 법대에서 법률을 전공한 것을 고려할 때 경제학 중에서도 사회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 법률과의 관계들을 연구하는 공공학파 쪽에 많은 관심이 있어서 인 듯 하다. 전체적인 경제 사상사를 주도한 흐름을 이야기하는 가운데 사무엘슨과 같은 주요한 경제학자를 다루지 않고 공공학파의 구체적인 주장들을 자세히 설명한 것은 일정한 작가의 편향성을 드러내는 면이 있는 듯 하다.

2009년 개정판을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94년 초판본의 목차와 비교할 때 몇 가지 차이가 있다. 

94년 번역본 2009년 번역본
8. 구제도학파와 신제도학파 8. 자신이  제도의 그물에 걸려든 베블런과 갤브레이스
10. 케인스 학파와 통화주의들의 대결 10. 케인스에 반기를  통화주의의 창시자, 밀턴 프리드먼

구판에는 신/구 제도학파의 소개로 되어 있으나 신판에서는 보다 각 학파의 대표적인 학자들의 이름으로 목차 이름을 정했는데 개인적으로는 구판의 설명이 더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저자가 이 장에서 설명하는 학자들은 구제도학파에 해당하는 베블런과 갤브레이스 두 사람만이 아닌 신제도학파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들을 거의 15페이지 이상에서 언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10장 통화주의 내용은 신판의 목차가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프리드먼이 가진 권위와 현재 경제학에 미친 영향을 고려할 때 충분히 한 목차를 차지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또한, (번역서가 아닌) 원서 관점에서 프리드먼이 더 자세히 다루어지지 않은 아쉬움이 있다.

 

얼마전 토론토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는 딸이 2학년이 되면서 방학이 끝나고 중심가(다운타운) 방을 얻어 나갔다. 나가기 온라인으로 주문한 원서 "New ideas from dead economists" 책을 선물해주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1학년 때 같이 공부한 주변의 많은 토론토 대학 친구들이 경제학을 듣고 매우 어렵게 생각한다는 이야기를 나에게 자주 했던 기억이 나서이다. 그런 학생들에게는 이런 책들을 한번씩 추천해줄 만하다는 생각을 했다.  나중에 딸이 학기가 끝나고 집에 다시 돌아오면, 원서로 다시 한번 읽고나서  책을 평가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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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저자 부크홀츠(Todd Buchholz) Fox TV 인터뷰

 

 

[] 위키

ko.wikipedia.org/wiki/죽은_경제학자의_살아있는_아이디어

[] 브런치 블로그 (비교적 내용들이 잘 요약되어 있다)

brunch.co.kr/@aa3062545/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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