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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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단풍이와 단풍 나무들을 바라보며
나무는 - 박노해 나무의 진화는 몸집을 불리는 것이 아니라 개체를 늘리는 것 나무의 진보는 자신의 거대한 성장이 아니라 숲을 이루는 것 나무의 자유는 홀로 선 나무가 아니라 숲 속에 '함께하는 혼자'인 것 박노해 2015.05.23 우리 집 강아지 이름은 '단풍'이다. 영어로 Maple 이라고 부르고 마을 사람들도 멀리서 보게 되면 "maple!" 이라며 반가워 한다. 아침 저녁으로 단풍이와 두번씩 산책을 하는 것은 나에게 큰 즐거움이고 건강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오늘 아침에는 겨울 내내 가지로만 버티던 나무들의 잎새가 모양을 갖추면서 대부분의 나무들이 단풍 나무라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단풍 나무들의 종류는 또 얼마나 많은지 전혀 구분을 할 수 없었다. 똑 같은 종이라 하더라도 어린 나무와 성년이 ..
2021.05.13 -
[산책] 강릉의 봄
나는 나를 지나쳐 왔다. - 박노해 인생이 너무 빨리 지나간다. 나는 너무 서둘러 여기까지 왔다. 여행자가 아닌 심부름꾼처럼 계절 속을 여유로이 걷지도 못하고 의미있는 순간을 음미하지도 못하고 만남의 진가를 알아채지도 못한 채 나는 왜 이렇게 삶을 서둘러 왔던가. 달려가다 스스로 멈춰 서지도 못하고 대지에 나무 한 그루 심지도 못하고 주어진 것들을 충분히 누리지도 못했던가 나는 너무 빨리 서둘러 왔다. 나는 삶을 지나쳐 왔다. 나는 나를 지나쳐 왔다. 아침에 고향 친구 H와 통화를 한 후, 그 친구의 카톡에 있는 사진을 우연히 보다가 감탄했다. 내가 자란 고향 강릉이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었구나.. 하는 자각과 언제나 자신의 주위에 있는 것에 감사하지 못하는 스스로를 반성했다. 지난 여름과 가을에 뒤늦게 ..
2021.04.28 -
[산책] 캘거리의 산책로와 나무들
첫마음 - 박노해 - 한번은 다 바치고 다시 겨울나무로 서 있는 벗들에게 저마다 지닌 상처깊은 곳에 맑은 빛이 숨어있다. 첫마음을 잃지말자 그리고 성공하자 참혹하게 아름다운 우리 첫마음으로 (많은 시인들이 나무와 꽃들을 예찬한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박노해 시인의 -첫마음-이라는 이 시를 좋아해서 다시 검색을 하다가, 우연히 박노해씨 역시 수많은 나무에 대한 시를 썼다는 것을 알았다. 이제 겨울이 지나고 봄이 되면서 다시 한번 겨울 나무들이 살아나는 것 같은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며칠 전 아침에 아들의 직장을 데려다주면서 신호등에 서 있었는데 바로 앞에 있던 교회의 전광판에서 "봄은 변화가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Spring proves that change can be beautiful..
2021.04.25 -
[산책] 나무들의 실루엣
전문가들은 나무들의 실루엣 만을 보고서도 나무이름을 정확하게 알 수 있다고 한다. 이제 봄이 되면서 모든 것들이 소생하는 계절이 되었다. 사철수를 제외한 모든 나무들이 앙상한 가지만 남았는데 .. 작은 돌기와 같은 새순이 돋아나고 있다. 나무 이름들을 배워가는 과정은 나이가 들수록 설레인다. 우리는 과학 기술의 문명 덕에 수많은 편리함을 향유하지만 동시에 이러한 자연들과 멀어져가는 아쉬움도 있다. 여전히 전나무 (Fir Tree)와 가문비(Spruce) 나무의 차이를 알 지 못한다. 마찬가지로 자작나무(Birch)와 사시나무(Aspen)를 구분하는 능력이 나에게는 없다. 최소한 이러한 것을 알고 싶어하는 현재 이 순간에 나는 행복하다. 자작 나무의 새순을 떼어서 사진을 찍어 한 친구에게 보여주었더니 그 ..
2021.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