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강릉의 봄

2021. 4. 28. 00:57자연과명상/자연과문화

나는 나를 지나쳐 왔다. - 박노해


인생이 너무 빨리 지나간다. 
나는 너무 서둘러 여기까지 왔다.
여행자가 아닌 심부름꾼처럼

계절 속을 여유로이 걷지도 못하고
의미있는 순간을 음미하지도 못하고
만남의 진가를 알아채지도 못한 채
나는 왜 이렇게 삶을 서둘러 왔던가.

달려가다 스스로 멈춰 서지도 못하고
대지에 나무 한 그루 심지도 못하고
주어진 것들을 충분히 누리지도 못했던가

나는 너무 빨리 서둘러 왔다.
나는 삶을 지나쳐 왔다.
나는 나를 지나쳐 왔다.

 

아침에 고향 친구 H와 통화를 한 후, 그 친구의 카톡에 있는 사진을 우연히 보다가 감탄했다.

내가 자란 고향 강릉이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었구나.. 하는 자각과 언제나 자신의 주위에 있는 것에 감사하지 못하는 스스로를 반성했다.

지난 여름과 가을에 뒤늦게 나무 이름들을 알고 싶어서 도감도 사고 공부를 하다가 깨달은 것이 겨울이 지나고 봄부터 천천히 관찰을 해야 나무의 이름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가령 벚꽃 나무도 얼마 되지 않은 어린 나무와 나이가 꽤 성숙한 나무의 경우는 줄기만 보아서 같은 나무인지도 알 수 없다는 것을 매일 산책을 통해서 알았다.

허균 생가에서 친구 H 가 찍은 사진

얼핏 보았을 때 진달래 꽃인가 했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국화 꽃 같기도 하고...

친구가 찍은 사진의 구도가 전문 사진작가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릉 허균 생가 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