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과 학습

2021. 12. 10. 10:03자연과명상/자연과문화

 

명상은 대부분의 종교에서 기도와 묵상과 같은 형태로 존재합니다. 특히 불교는 이러한 명상에 관해서는 가장 높은 수준의 방법과 전통을 보존하고 있는 종교입니다. 서양에는 Zen 이라고 알려진 한국의 선과 같은 방법은 높은 수준의 깨달음에 이르는 것이 가능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요가와 같이 이러한 명상은 많은 사람들에게 훈련되고 있으며 특히 근래에 들어 명상을 전문적으로 지도하는 전문가들이 많이 양성되고 있습니다.

"인도 명상 기행[1]"과 같은 책에서는 보통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명상을 통하여 믿을 수 없는 높은 수준에 이른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도 언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지금 같이 알아보고 싶어하는 명상은 힘든 학업을 이어가는 젊은 학생들에 대한 도움의 방법으로서의 명상(Meditation) 이야기입니다.

학업이 모두 끝나고 생업에만 집중하는 어른의 입장에서는 공부를 한다는 행위는 단순하게만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한다'는 속담과 같이, 우리 모두가 지나온 과거이지만 여전히 학생들의 입장은 나름대로 쉽지가 않고, 특히 공부를 잘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은 여러가지 통계가 증명을 합니다. (우스게 소리로 수많은 학생 중 1등은 언제나 한 명입니다)

학교 공부를 하는 과정은 많은 심리적, 육체적인 장애와 이러한 압박을 넘어가는 의지가 필요합니다. 수학과 같이 어려운 과목을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어릴 적 부터 선행학습을 통해서 수학을 빨리 습득한 학생들은 쉬워 보일 지 모릅니다. 그러나 배우는 속도가 느린 학생들의 대부분 경우는 공부 자체보다도 일정한 '열등감' 때문에 "자신감을 잃고 의욕을 상실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또한 "고독감, 강박관념"과 같은 "신경 쇠약증"을 마주하기 때문에 공부에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명상은 이러한 어린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가 있다는 것을 많은 과학적 사례가 증명합니다.

다소 오래된 책이기는 하지만 "명상의 세계"의 저자 정태혁 교수는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공부를 끈기있기 잘 하지 못하는 것은 "인내력의 결여인데 이것은 의지가 약한데서 오는 것이다. 의지를 강화하려면 먼저 자기 마음 속에 일어나는 욕구나 밖으로부터 오는 유혹을 물리칠 수 있는 인내력이 필요하다. 인내력이 약한 사람은 감정이 항상 유동적이므로, 그 결과로 반동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 의지가 약한 사람은 남의 눈에 띄는 기이한 행동을 하거나 만용을 부린다. (..중략.) 이러한 강한 의지를 가지게 하려면 마음을 안정시켜야 하고, 욕구 불만을 없애고, 고립감을 없애주고, 혼자서 차근차근히 일해 나가는 힘을 길러줄 필요가 있다."

작가는 계속해서 이렇게 주장합니다. "이러한 훈련도 명상 훈련을 통해서 자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즉 학생들의 학습에 장애가 되는 많은 심리적인 제약들이 명상 훈련을 통해서 매우 좋게 향상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자세히 관찰을 해보면, 학교 교실에 모여서 다른 학우들과 같이 공부를 하는 과정은 단순하게 책상에 앉아서 읽고 쓰는 것만 하는 단순 노동의 과정이 아닙니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학습은 (1) 모르는 것들을 극복해가는 열등감의 극복(2) 시험과 힘든 과제와 같은 장애를 이겨야 하는 공포심의 제거 (3) 같이 공부하는 학생과 선생님들을 항상 만나고 대화하기에 필요한 원만한 대인관계 (4) (앞에서 언급했듯이) 공부를 하는 가운데 생기는 많은 유혹과 욕구를 이겨야 하는 강한 의지의 고취 (5) (누구나 조금씩은 가지고 있는) 나쁜 습관의 시정 과 같이 적지 않은 해결 과제들과 함께 하는 작업이라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정태혁 교수는 학습에 필요한 (6) 창조력의 계발 이라는 주제에 대해서 매우 흥미로운 주장을 합니다. 아인쉬타인과 같은 높은 수준의 천재들이 도달하는 창조력을 모두가 가질 수는 없겠지만 "뛰어난 착상을 한 사람에게는 (한) 생각이 끊어지면서 다른 방향으로 바뀐다고 말한다. 다시 말하면 생각이 끊어진 세계에서 새로운 것이 펼쳐지는 것이다."[2] 이는 우리가 뛰어난 창의적 사고에 대해서 "발상의 전환"이라고 칭찬하거나 "비약적"이라고 비유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기도 합니다. 즉 다시 말하면 기존의 습관적인 생각의 답습에서는 새로운 창조가 나올 수 없다는 상식적인 말이기도 합니다.

작가의 이야기를 계속 들어보겠습니다.

"창조적인 능력은 지능이 높은 사람만이 가지는 것이 아니다. 창조력은 지능과 직접 관련되는 것이 아니고,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심리적인 구조가 어떻게 바뀌느냐에 달려있다. 다시 말하면 심신이 얼마나 안정되고 있느냐에 달린 것이다. 완강하게 자기 자신을 내세우는 선입관이 있거나 안정되지 못한 정신 상태에서,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에게는 새로운 창조란 있을 수 없다."

매우 중요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특히 "창조력은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심리적 구조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은 깊이 음미할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그러한 창조력을 만드는 구체적인 방법은 어떠할까요.. 

"머리 속에서 생각하고 있던 것을 비워서, 무념무상이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지금까지 얻은 모든 지식이나 경험을 체계화하여 그것을 배경으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 지식이나 경험으로부터 전환이 행해지지 않으면 안된다. 모든 관념이나 사고를 끊고, 새로운 전환을 가져오는 것에서 비로소 창조력의 새로운 계발이 있게 된다. 그러므로 이러한 훈련은 자기 자신을 억제하는 자율훈련으로 가능하다."

실제로 수학이나 물리와 같이 어려운 지식을 처음 학습하는 학생들 중 잘 이해하고 따라가는 학생들은 이러한 원칙을 잘 지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문제만 무조건 많이 푼다거나 외우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배운 내용이나 막힐 때는 자신의 언어로 그 개념을 이해하기 위하여 멈추고 사색과 명상의 단계를 거치게 됩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이해가 된 이후라도 시간이 날때마다 자신의 관점을 벗어나서 보다 큰 그림을 잡기 위한 사색의 과정을 거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와 같이 실제로 일정한 명상 훈련은 학생들에게 높은 수준의 학습 효과를 도와줄 수 있는 방법론이기도 합니다. 여러분 주변에 학습으로 고민하는 학생들이 있는 경우, 이러한 불교 명상에 대한 소개를 해주는 것도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참조 서적

[1] 인도 명상기행 (한 영국인의 영적인 인도여행, 폴 브런트, 1990) - 정신세계사

[2] 명상의 세계 (정태혁,1987) 정신세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