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군 구인사 - 템플스테이2

2022. 5. 15. 23:11자연과명상/자연과문화

제천에 아내의 친한 친구의 딸이 결혼식을 올려서 대신 참석을 했다. 결혼식 장을 나와서 제천역에 와서 2시경 구인사로 가는 버스를 잡아 탔다. 한 시간 20분 걸리는 길에 차멀미가 나올 것 같았는데.. 단양에 들어서면서 동강과 서강이 만나는 남한강 상류 지류가 보이면서 풍경은 시원하게 펼쳐진다. 동시에 몸과 마음 모두 편해졌다. 물의 치유력은 나이가 들수록 강하게 느껴진다. 

제천에서 구인사 가는 길

전화로 1주일 전 예약을 하면서, 원래는 음성에 있는 미타사를 가보고 싶었는데 (템플 스테이를 하려면 거의 한 달 전부터 예약을 해야한다는 것을 이번에 느꼈다) 꽉 차있는 관계로 차편이 먼 구인사로 정했었다. 그리고 자기 차가 없으면 가기 쉽지 않다는 것을 주말, 가고 돌아오는 내내 느꼈다. 

입구에서 보이는 안내도

구인사 버스 터미널에 내리니.. 사찰 자체가 하나의 관광 명소인 듯.. 안내판이 커다랗게 보이고.. 가파른 경사판에 서 있는 절의 위용이 다가온다. 템플 스테이 담당자는 버스를 타고 오는 동안 급하게 전화가 왔었다. "모든 참석자가 도착했는데 (당신은) 언제 오는지" .. 내가 아는가.. 버스가 도착해야 가는 거지...

구인사 내부 관광

내려서 홍보 영상을 보고.. 팀과 같이 한 시간 넘게 절의 이곳 저곳 구경하며 따라다녔다. 언덕의 경사가 심해서 한번 올라갔다 오는 것은 큰 일이다.

개인적으로 이번 템플스테이의 백미는 발우공양이었다. 비구니 스님의 지도하에 거의 2시간이 넘게 식사를 하고.. 자기가 먹은 식기를 "극단적"일 정도로 깨끗히 닦는 과정을 따라했는데.. 외국인들도 모두 경험하기 힘든 체험이라 생각했는지 진지하다. 

발우 공양

무엇보다 진행하는 비구니 스님의 영어 실력에 내가 감탄했다. 단순하게 설명을 잘 하는 것이 아니라.. 돌발 상황에서도 이분의 영어 실력은 더욱 뛰어났다. 아마도 천태종 본부에 해당하는 곳이라 이런 인재가 홍보를 겸하기 위하여 담당하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새벽 예불은 3시 반에 시작했다. 3시에 일어나서.. 올라가서 참석을 하고.. 정확하게 한 시간 새벽 예불을 마치고 내려와 식사를 했다. 

5월 15일 오전 3시 반 새벽 예불

사실 사찰에서 가장 중요한 하루 일과 시작은 예불이다. 밖에서는 북과 종소리를 치고.. 그것이 끝나는 동시에 내부에서는 작은 징을 치면서 비구니가 읋는 경은 거의 예술의 경지이다.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의 유홍준 교수는 동학사인가 절을 소개하면서 비구니 스님들의 새벽 예불을 보지 못하면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친 것이라고까지 설명하였는데.. 공감한다.

아침 식사를 하고.. 산책로를 한 시간 올라갔다 왔는데.. 정상에 올라.. 뒷편에 있는 곳으로 가니 소백산의 전경이 뛰어나다. 

아침 산책로

소백산의 능선이 일곱 여덟 겹이 구비구비 펼쳐졌다.. 이것 하나 만이라도 힐링이 되었다.

소백산 전경 파노라마 사진..

한국 천태종은 조계종과의 몇 가지 차이가 있다. 소이경전이 금강경이 아닌 법화경이라는 것과 비구니 스님이 삭발을 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중국에서 시작해서 대각국사 의천으로 맥을 하던 천태종이 잠시 끊겼다가 대조사가 다시 중창을 하면서 이 분을 석가모니 급으로 모시는 것이다. 

대조사전 앞

우리 일행은 외국인과 한국인 반반으로 나뉘어져 시작을 하였다. 처음에는 언어 장벽으로 어색했던 모임이었는데.. 시간이 지날 수록 친해졌다. 그 중심에는 발우공양을 지도하던 비구니 스님의 현란한 영어 실력과 좌중의 사로잡는 카리스마가 큰 역할을 했다.

나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의 프로그램이라(그래봐야 1만원 차이였던 것 같은데) 일요일 오전 명상과 차담을 하는 프로그램에 참석을 못해 먼저 사찰을 나와서 집으로 향했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었다. 전화나 인터넷으로 문의할 때는 정확하게 소개를 듣지 못했는데.. 아마도 처음 템플스테이를 하는 분들에게는 매우 잘 되어 있는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는 것은 확실하지만.. 몇 가지 면에서 섬세하지 못한 부분들이 있다.

돌아오는 길도 멀었다. 구인사에서 다시 제천역으로.. 제천역에서 제천 버스 터미널로.. 거기서 수원 터미널로.. 택시를 타고 수원 역으로.. 수원 역에서 11번 안산 버스를 타고서야 집에 도착했다..

저녁 5시나 되어서야 안산에 있는 어머님 집에 도착을 했는데 200 장이 넘는 단체 사진들이 메일로 와 있었다. 대부분의 사진을 다 버리고 아래의 3장만 간직하기로 했다..

대조사전 앞 - 단체 사진

 

내려오는 길 - 단체 사진

 

대웅전 앞 - 단체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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