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5. 26. 06:52ㆍ자연과명상/자연과문화
나무 - 윤동주
나무가 춤을 추면
바람이 불고
나무가 잠잠하면
바람도 자오
블로그 일기를 쓰고 있는 지금 내 방의 창문 밖에 봄 바람이 불고 있다. 원인과 결과를 장난 치듯이 말하는 윤동주의 짧은 시가 눈을 잡는다.
우리 집을 들어오는 거리의 이름은 Buttonbush Crescent 이다. 2012년 이사를 온 후 이제 만 9년째 살고 있으니 가정을 꾸민 이후로 가장 오래된 거주지이기도 하다. 이 거리수로 동일한 나무들이 심어져 있는데, (여름에 우리 집을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은 "시원하게 무성한 잎새의 커다란 나무들로 오래된 마을같아 보인다"는 말을 자주 하였다.
이사를 오고 처음 2-3년 간은 큰 의미 없이 지나갔는데 ,이 나무를 보면서 항상 신기한 것은 다른 나무들보다 이파리가 가장 늦게 나고 가장 늦게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내 기억이 틀리지 않다면 한번도 착오가 없이 항상 5월 마지막 주에 이파리가 활짝 열린다..
도통 무슨 나무인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하고 단지 가시가 없는 아카시아 나무가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하였었다. 지난 주 도감과 검색 사이트의 도움을 받아 확인을 해본 결과 대략 나무의 이름이 White Ash 라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영어 이름인 White Ash 는 사실 그다지 잘 지어지은 이름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한국 나무 이름이 매우 잘 지어졌다. 한국어 이름은 "물푸레나무"이다. 이름이 물푸레 나무라는 것은 가지를 물에 오래동안 두면 물 색깔이 "푸르"게 변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우리 집을 포함한 마을 가로수가 활짝 펼쳐지는 5월 말이 되면, 바야흐로 이곳도 봄이 완성되고 여름으로 넘어가는 시기가 되는 듯하다.
바야흐로 겨울이 지나고 여름으로 다가가고 있다. 내가 어릴 적 가난한 나라였던 느낌의 한국의 젊은이들이 BTS 라는 이름으로 빌보드를 휩쓰는 뉴스를 들으며 세월의 무상함과 내 조국의 잠재력을 다시 한번 느끼는 지난 주였다.
난 BTS의 음악 중 특히 V 나 Suga 의 음악이 마음에 든다. 개인적으로 이들의 음악이 전설적인 그룹들의 유명했던 팝송에 어깨를 나란하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겨울 잠을 자던 겨울 곰을 깨우는 V 의 노래를 오랜만에 들어본다.)
https://www.youtube.com/watch?v=pk7ESz6vt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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