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 18. 02:07ㆍ북미 이야기/가벼운 책 이야기
사실 이 책에 대한 내 단상을 서평 이라고 할 수 있을 지 모르겠다. An Illustrated Theory of Numbers 라는 책인데 아마도 한국에 번역본이 나왔으리라 보지는 않는다. 매우 전문적인 서적이고 친절하고 자세한 그림 설명이어도 난이도가 매우 높은 내용들이다. 아마도 전문 수학자들이나 나와 같이 IT 업계에 종사하면서 수학 지식을 엔지니어로 자주 사용하는 경우에만 관심을 가질만한 책이다.
이 책을 빌려보게 된 동기는 ..근래 코딩 대회를 자주 들어가면서 오래 전 학교에서 배운 이산 수학에 대한 이해가 다시 필요하게 되어서이다.
얼마 전 우연히 내가 사는 마을 미시사가 도서관에서 우연히 검색을 하고 빌려 본 책인데...AMS 그러니까 미국 수학 협회(America Mathematics Society)를 통해 Martin H. Weissman 이라는 수학자가 발간한 책이다.
혹시 코딩 대회에서 쓸만한 문제나 예제가 있을까 해서 빌렸는데... 정말 그런 예제와 이론으로 꽉 찼다. 재미 있는 것은.. 이 책을 어제 한 시간 정도 쭉 훑어보았는데 ... 연말에 이곳의 몇 명의 친한 한인 IT 모임에서 내가 발표한 세미나의 내용(RSA 알고리듬)에서 언급한.. GCD(최대 공약수), LCM(최소 공배수) 그리고 페르마와 오일러 이론이 책 전반에 걸쳐 계속 언급되고 있다.
이러한 이론들이 이런 (컴퓨터 과학을 위한) 이산 수학에서는.. 기초가 될 수 밖에 없는 듯 하다.
학교에서 배우는 함수와 미적분은 벌써 수 백년에 걸쳐 수많은 수학자들에 의해 체계화되어서 배우는 학생들은 마치 고리타분한 고전을 배우는 느낌으로 대할 수 있지만 사실 수학의 수많은 이론에 들어가 있는 핵심적인 논리들은 대단한 통찰력(Insights)들이 숨겨져 있다. 그리고 (많은 학생들에게) 반복되는 패턴과 숨겨진 규칙의 한 가운데를 흐르는 논리를 추상화 시키는 상상력의 힘 역시 있다는 것을 깨닫기 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사실 안타깝지만 이 수학이라는 학문은 (인류 역사를 통하여) 철저히 서양 문명에서 만들어지고 발전되어 온 것이다. 아라비아의 숫자나 인도의 0과 같은 부분적인 기여가 없다고 말할 수 없지만 피타고라스 정리와 같은 논증의 체계는 그리이스로 시작하여 르네상스의 유럽 철학을 바탕으로 꽃 피운 문명이다. 동아시아 문명의 업적과 위대성도 폄하할 수 없지만 최소한 이 수학에 대한 전통만큼은 인류는 철저하게 서구 문명에 기대고 있다. 이 지식으로 인하여 우리는 지구 밖으로 나아갈 수도 있고 컴퓨터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에 있는 수학 이론들은 유클리드 이론부터 최근 이론 중에서도.. 자주 쓰이는 패턴들을 그림으로 잘 설명되어 있다. 매우 신기한 수많은 이론과 패턴들, 그리고 최근의 이론들까지 도해식 총 천연색 책자에 아름답게 설명이 되어 있다.
이런 책을 낼 수 있는 것은 어느 한 두 명의 수학자들의 의지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이런 주제에 대하여 고민하고 연구할 수 있는 시간과 여건을 충분히 줄 수 있을 때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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